일상생활

다시쓰는 육아일기/ 7살 딸의 왕 고집 부리다.

하면 하는 하하언니 2019. 6. 20. 11:30

 

이 세상 모든 엄마들 고생 많으십니다.

오늘 유치원에서 소풍가는 딸의 도시락을 싸고, 어린이집가는 아들을 챙기며 오늘도 좋은 엄마가 되어야지 다짐했습니다.  생각보다 순조롭게 아이들이 일어나고, 밥도 먹었습니다. 사랑으로 가득찬 아침을 만들기 위해, 조금 가식이 섞이긴 했지만 사랑한다는 말과 함께 아이들을 챙겼습니다.

입짧은 딸 아침도 잘 먹고, 김치를 좋아하는 아들도 밥을 잘 먹어서 너무 뿌듯했습니다. 딸의 도시락을 싸고, 간식도 챙기며 조금 부랴부랴 정신없었지만 그래도 괜찮았습니다.

딸이 쇼파위에 둔 체육복을 입기 전까지는요.( 다시금 빡치는 엄마의 머리와 짜증나는 가슴을 진정시키고.. 글을 쓰겠습니다.)

7살 우리딸 체육복 앞과 뒤가 참 비슷합니다. 그래서 간혹 거꾸로 입습니다. 바지도 앞뒤가 비슷해서 종종 거꾸로 입습니다. 잘못 입었다고 말해주면 알아서 다시 잘 입기에 평소 문제가 없었습니다.

(7살 딸) 그런데 오늘따라 아니야~ 나 그냥 입을래 라며 고집을 부립니다. 괜찮아, 엄마! 이대로 입고 갈래! 안이상해!! 괜찮아. 라며 답을 합니다.

(조금 빡친 엄마) 딱 봐도 거꾸로 입은 느낌이 드는데.. 하... 엄마 머리와 목 뒷쪽으로 강한 불꽃이 올라오지만 꾹꾹 눌러담으며 말했습니다.( 사실 이미 정신이 없었는데, 말까지 안들으니 화가 낫죠.) 그래서 딸아 거꾸로 입은게 눈에 보여서 말해준거야, 다시 잘 입어보자!! 라고 말했습니다.

(딸) 괜찮아~ 됐어. ( 절대 말을 안들을꺼야 !! 라는 어투)

(꼭지가 돌꺼같은 엄마) 순간 정말 빡쳤습니다. (그냥 쓸께요. 엄마도 사람이잖아요.) 또 한번 타이르는게 너무 짜증이 나서, 그렇게 해!! 라고 했습니다. 바지도 체육복으로 갈아입자!! 말했습니다.

(딸) 내복입고 갈래!! ( 정말 미운 7살입니다.)

(조금 진정시키려는 엄마) 다 체육복 입고 오잖아. ( 준비물 목록을 보여주며) 여기봐!! 써 있잖아.~ 체육복!! 어서 입자.

(딸) 내복입고 갈래~!!! ( 고집을 부립니다) 모가 문제야? 문제 있어?

(한번 더 잘해보겠다며, 빡친 머리를 진정시키며 이성적으로 표현하려는 엄마) 옷을 거꾸로 입거나, 내복을 입어도 경찰아저씨가 잡아가거나 그런 잘못은 절대 아니지, 그래도 부끄럽잖아~ 내복입고 가는데.. 창피하지 않을까? (내심 뿌듯했습니다. 나이스 했어!! 라며 나를 칭찬했습니다.)

(엄마 성격 테스트하는 딸) 그냥 입을래 , 그런거면 난 안창피해!!!

(드디어 미쳐버린 엄마, 나와버린 제 2의 인격 ) 어!! 그래, 대답하며 체육복 바지를 가지고 방으로 들어가서 서랍에 넣었습니다. 내복입고 가렴, 절대 체육복 바지 입지마!!, 옷도 그대로 입고가, 거꾸로 입고가!! 그리고 엄마도 너 바래다줄때 옷 거꾸로 입고갈래!!!!!!!괜찮지? ( 드디어 7살 딸과 똑같은 7살로 변신해 버렸습니다. 아 사람 잘 안변합니다.)

(반대로 하고 싶은 딸) 나 줘!! 입을래 !!! 줘!!! ( 폭풍 눈물 )

(가까스로 제 2의 인격을 막은 엄마) 안줄려고 했지만 일말의 정신을 부여잡고~~ 그래.......................................어서 입...으...렴. ( 정말 내안의 다른 내가 나오지 못하도록 ... 노력하며 줬습니다.. 하아)

다시한번 잘해보자는 의미로 딸에게 다가갔습니다.

해결> 아깐 미안해!! 체육복이 앞 뒤가 너무 똑 같아서 ~ 많이 헷갈렸지? 그래도 앞 뒤가 비슷한 옷도 다~ 구분이 되어있어~. 목 라인을 보면 절개된 부분이 있으면 뒤쪽이야~~~ (여기 암호 보이지?)

그러자 딸도 응!!! 보여!! 신기하다!! 했습니다. 다른 옷도 보여줬습니다. 엄마옷 , 동생옷, 딸 옷. 앞 뒤가 무늬가 없는 옷들을 보여주니, 기분이 딸의 기분이 다 풀렸습니다. 앞으로는 암호를 잘 보고 입어야겠다며 기분이 풀린 딸의 모습에 반성하는 엄마 입니다.

오늘 엄마점수 ( 80점) 손 안올라간게 다행이다~ 라며 후한 점수를 줍니다.

조금 미쳤었었지만, 잘했습니다.